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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일상 또는 고찰

넷플릭스 영화 정이 리뷰(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있음)

지난 설 연휴기간동안 넷플릭스에서 '부산행'과  '지옥'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정이'가 개봉되었다길래 보았다.

정이

출시일  2023.01.20.​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SF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98분​
채널  NETFLIX

네이버 평점은 5점대에 평가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해외 반응은 아주 폭발적이라길래 궁금해서 직접 시청해보았는데개인적으로는 생각해볼만한 점이 많아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평점이 낮을까를 생각해보면 사실 정이는 미래를 시점으로 하고 전투 안드로이드들이 나오는 SF영화인데 생각보다 액션신의 비중이 크지 않다. 포스터나 미리 공개된 전투로봇들을 보고 거대한 전투씬을 기대했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짧은 씬이라도 화려한 화면과 미래 배경을 구현한 기술력을 보고 이제 한국 영화들도 SF 영화의 본토라고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영화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는 걸 느껴서 많이 놀랐다.

 

줄거리 & 결말 해석 (스포있음)

로봇들이 즐비한 영화임에도 '정이'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바로 인간성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엄마와 딸의 모성애에 대한 영화인데 영화의 기본적인 배경은 미래의 지구,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엔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그 대안으로 지구와 달 사이에 “셀터”라는 거주 공간을 만들어 지구인들을 이주하게 된다. 몇십개의 셀터를 만들려고 했으나 그 중 몇몇개의 쉘터에서 안드로이드 (로보트)들이 자신들이 주인이라며 반란을 일으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고, 인류 연합군은 이들을 제거하는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딸 서현이가 어렸을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수술비가 필요했던 엄마 정이는 딸의 치료를 위해 용병이 되어 전투에 참가한다.

안드로이드와의 수십년간 이어지는 전쟁에서 용병 윤정이 팀장은 수많은 승리를 이끌며 전설의 용병이 된다. 하지만 딸의 수술일인 마지막 작전에서 정이는 작전에 실패하고 뇌사상태가 되고 만다.

치료비를 낼 수 없었던 유족(?)은 뇌사 상태에 빠진 엄마(정이)를 구하기 위해 크로노이드(군수 A.I. 개발 회사)사에 정이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팔아버리고, 연합군은 정이 팀장의 뇌를 연구해서 복제인간 정이팀장을 만들어서  최고의 A.I. 전투 용병 개발을 시작한다.

 

 

35년 후, ‘정이’의 딸 ‘윤서현’은 ‘정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힘쓴다. 끝없는 복제와 계속되는 시뮬레이션에도 연구에 진전이 없자, 크로노이드는 유명하여 상품성이 있는 ‘정이’를 두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미 유전자를 사용할 권리를 팔아버려서 가정용로봇, 섹x토이 로봇 처럼 사용되는 것도 막을 수가 없다..)

안그래도 무수히 많이 복제된 전투 부속품으로써 뇌의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부분을 조종당하고 실험에 사용당하다가 폐기 되는 역할로 쓰이는 것에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데, 이 영화는 그 부분을 시점을 35년 변화시켜 이번엔 딸이 엄마의 형상을 한 로봇을 실험하는것으로써 더욱 감정이입을 시킨다.

또 안드로이드와 사람을 구분하고 따로 감정을 싣지 않는지 검사를 하는 윤리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는것을 보여 보다 현실감있게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초기에는 '정이'로봇을 단순한 A.I.로만 생각하고 쉽게 폐기하는걸로 보이던 윤서현팀장은 사실 '정이'로봇이 모성으로 움직인다는걸 깨닫고 변화하게 된다. 서현은 정이 AI의 모성 부분과 딸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로봇을 탈출 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엄마 정이의 얼굴(김현주)을 로봇으로 바꿔버린다.

이 부분 또한 감독이 생각하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부분인 것 같다. 무수히 많은 정이의 얼굴과 로봇의 얼굴이지만 속이 정이인 AI와, 누워있는 실제 정이 중에 누가 딸 서현이에게는 가장 엄마에 가까운 존재인가.

영화는 결국 딸이 엄마의 딸에 대한 기억을 다 없애고 풀어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의 정이의 생각이 궁금하다.